Sweet Sweet Sweet
제목 : Sweet Sweet Sweet
작가명 / 서클명 : 新堂由樹, ますた / Reflectia
발행일 : 2018년 05월 19일
※ 역자 : ( ) / 식자 : 바엥바엥바에엥
소설 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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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함의 비밀
직원실을 나와보니 복도는 온통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석양의 눈부심에 눈을 가늘게 떴다.
방과 후에 갑작스러운 부탁으로 직원실에 불려나갔더니 그대로 잡일에 휘말려 방금 막 해방되었다.
마지막 하교 시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쿠로사와 다이아의 발렌타인데이는 올해도 아무 일 없이 끝나려 하고 있었다.
「―――결국, 건넬 수 없었네요」
한심스럽게도 발을 내딛지 못했다. 지금의 관계인 채 남아있을 수 있다는 안도감에.
이래저래 뒤섞인 씁쓸한 감정을 씹어 삼키며 나는 학생회실로 향한다.
마침 교사의 길모퉁이에 다다를 즈음, 복도의 맞은편에서 요우가 모습을 드러냈다.
종종걸음으로 서두르는 그녀의 손에는 귀여운 종이봉투가 쥐어져 있었다.
「요우, 왠지 즐거워 보이네요」
「아, 다이아쨩. 그야 오늘은 발렌타인데이잖아, 즐기지 않으면 손해지!」
「설마 그 봉투의 내용물은 전부 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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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헤헤, 방금 1학년 교실에서 받았어」
요우는 기쁜 듯 수줍어했다. 이내 번뜩하고 뭔가를 떠올린듯한 표정을 짓더니, 황급히 봉투를 뒤로 숨겼다.
「설마, '학교에 공부에 필요 없는 것들을 가져오다니 교칙 위반이다', 라고 하진 않겠지?」
「고등학생이나 되어서 그럴 리가. 그래도 교직원들 앞에서 대놓고 교환 같은 건 하지 말도록」
안심한 듯 가슴을 쓸어내리는 요우.
그러고 보니, 중학교 발렌타인데이에 오늘처럼 초코를 당당히 자랑하던 요우를 꾸짖은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학생회장이었기에 입장상 어쩔 수 없었다 치더라도, 지금 생각하면 참 멋없는 짓이었다.
「그렇지 다이아쨩」
봉투를 돌려놓다 문득 생각난 듯 요우가 물었다
「발렌타인 꽃, 누구한테 줄 거야」
「――무슨 말씀이신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 말에 표정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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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누마즈 역 근처에 있는 꽃집에 갔었지? 다이빙 연습하러 가는 길이라 말은 못 걸었었지만 엄청 진지하게 꽃을 고르는 걸 봤는걸.
다이아쨩이 이런 이벤트에 참여하다니 별일이네」
누군가 보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쥐콩만한 마을이니만큼 아는 사람 몰래 뭔가를 하기가 힘들다는 걸 실감했다
「딱히―― 그런 게 아니라 집에 장식할 목적으로 꽃을 고른 것 뿐, 제가 발렌타인 선물 같은 걸 준비할 리가 없잖아요」
「흐~응」
내 설명을 믿는지 아닌지 애매모호한 반응.
어떻게든 적당히 넘겨보려 말을 생각하고 있었더니, 마치 기선을 잡으려는 듯 요우는 뭔가 막대기 같은 걸 들이밀었다
「그나저나 다이아쨩도 포키 먹지 않을래? 내가 주는 발렌타인 프레젠트♡」
요우는 그렇게 말하며 막대 모양의 초콜릿을 입에 넣는다.
양 눈을 감고 반대편부터 먹어오길 기다리는 그 얼굴을 보고 나도 모르게 두근거렸다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할 리가 있나요. 정말이지, 어차피 저 말고도 아직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 있잖아요? 시시덕거리지 말고 얼른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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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이제부터 치카쨩네랑 교환회 할 거야. 다이아쨩 안 올래?」
「저는 학생회실에 짐을 가지러 가야 해서. 오늘은 연습도 없고 그대로 돌아갈 거예요」
「그렇구나 유감. 그럼 내일 봐」
요우는 또다시 종이봉투를 흔들며 기쁜 듯 달려갔다.
순간, 복도에서 뛰지 말라고 주의하려고 했지만, 오늘은 눈감아주기로 했다
자기가 못 즐긴다고 해서 남의 발렌타인에 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자숙의 한숨을 토한 뒤, 다시 학생회실로 향했다
◆
학생회실에 돌아온 나는 책상 위에 올려둔 가방을 손에 들었다.
그리고는 아무도 없는데도 누가 보지 못하도록 살짝 안을 들여다보았다
가방 속에는 예쁘게 포장된 한 송이의 장미가 들어있었다.
어제 막 구입한 그 꽃은 아직도 꽃잎의 끝까지 싱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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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보다도 내 마음을 전하는데 걸맞다 생각해 고른 특별한 장미꽃.
「그래도 전하지 못해선 의미 없겠죠」
선생님께 불려나간 탓이란 건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에야말로 라고 마음먹었다면 당장 아침에라도 상대를 불러냈으면 그만인 일이었다.
발렌타인데이를 등을 업고 마음을 전하겠다니, 그런 어설픈 생각이 애초에 착각이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지금까지 발렌타인데이라고 들떠있는 아이들을 바보 취급 해온 벌이라던가.
가방을 일단 책상에 돌려두고 잡동사니를 잔뜩 쌓아놓은 철제 선반에서 꽃병을 끄집어냈다.
살짝 먼지만 털고 물은 넣지도 않고 가져온 꽃을 꽃병에 꽂았다
분명히 이 꽃은 내일 올 즈음엔 시들어 있겠지.
피어있는 모습을 나 이외의 사람에게 보이지 못한 채 바짝 말라버릴 장미꽃을 상상하니,
한순간이었지만 자해의 쾌감에 빠져들 것만 같았다.
직후 바로 옆에서 쏘아대고 있던 햇빛이 썰물처럼 끌려나가더니 주위는 완전히 어두워졌다
잠시, 해가 진 학생회실에서 나 홀로 꽃을 바라보다
그만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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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한의 감정을 떨쳐내려 머리를 흔들고 짐을 집으려 손을 뻗은 그 순간, 교실에 전기가 들어왔다
「요우가 학생회실 아닐까라고 해서 와봤더니 정말 있었네. 정말-, 불도 꺼놓고 뭐하고 있었던 거야?」
입구를 향해 돌아봤더니 거기엔 마리가 서있었다.
「――아직도 안 갔었나요」
「금방 돌아가기엔 아깝잖아. 모처럼의 발렌타인인데 즐기지 않으면 손해잖아?」
그렇게 말하며 마리는 윙크했다.
「작년까지는 관심도 없었던 주제에」
「일본의 발렌타인은 다 같이 초코를 먹는 날이라는 느낌이라, 별난 풍습이네 하면서 실은 조금 바보 취급 해왔었어.
그치만 Aqours의 모두가 즐거운 듯이 준비하고 있는 걸 보고 반성해서 올해는 나도 모두랑 초코 교환해봤어.
우정 초코라고 하는 거지? 재밌었어 좀 더 예전부터 했었으면 좋았을 텐데」
처음으로 똑바로 참여한 일본의 발렌타인데이에 마리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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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도 봐봐! 이게 카난한테 받은 땅콩 초콜릿이고, 이건 치캇치가 준 귤 초코. 하트 모양은 루비가 별 모양은 마루가 준거야
요하네 건 화이트초코고――」
「저기, 죄송하지만 저는 초코를 준비 해오지 않았기에」
신나서 전리품을 늘어놓는 그녀에게 나는 사과의 말을 건넸다.
「사과 안 해도 돼, 카난한테 들었어 다이아는 발렌타인 같은데 흥미 없으니까 초코 같은 거 안 줄 거라고」
「그렇게까지는 말 안 했는데요」
「아무튼 내가 즐거웠으니까 됐어. 자! 마리가 주는 초콜릿―♡」
「읏, 감사합니다. 그래도 저는 준비한 것도 없는데 받을 수는――」
「그러니까 그런건 신경쓰지말고! 자, 아~앙」
다짜고짜 입에 밀어 넣은 초코를 단념하고 먹는다. 입안에 쓰고 고상한 어른의 맛이 퍼진다.
「잘 먹었습니다. 이 맛은 아무래도 수제는 아니겠지요」
「이탈리아에서 수입해온 고급 초코야♡ 홈메이드는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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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는 알파벳으로 상품명이 인쇄된 상자를 흔들어 보이지만 모르는 브랜드고 유감스럽게도 그게 이탈리아산인지조차 몰랐다
「있지, 다이아. 이 장미는 웬 거야?」
내가 입가에 묻은 초코를 닦고 있을 찰나 마리는 내 뒤에 장식된 꽃병에 흥미를 보였다
「이건―― 집에 남는 걸 가져온 거예요. 학생회실은 꽤 적적하니까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지 않았기에 순간적으로 거짓말을 해버렸다.
어디까지고 비겁한 자신에 자기혐오로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마리는 고개를 숙이고 내 옆을 지나 꽃병이 놓인 책상 앞으로 다가가서는 무릎에 손을 얹고 찬찬히 꽃을 바라봤다.
「이거 나한테 줘」
그건 분명 그녀의 평소와 다름없는 변덕. 하지만 나는 순간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초코의 답례란 걸로. 응? 괜찮지?」
이미 꽃병에서 꽃을 뽑아 가져갈 생각 만만인 얼굴로 마리가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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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당신이 준 초코에 비교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꽃으로 괜찮다면 답례로 가져가 주세요」
순간,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달려나갔지만, 입 밖으로 꺼낼 수 있었던 건 그 말 뿐이었다.
「야호♡ 다이아의 발렌타인 선물, 나 혼자만 받아 버렸네」
기뻐하는 마리의 수중에서 아무도 모르게 말라 죽어갔을 내 꽃이 흔들리고 있다.
이 사실이 믿기지 않아 마치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혹시 나는 어느샌가 학생회실에서 잠이 들어버린 걸까.
「멋진 꽃을 준 다이아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나 더. 아까 요우한테 받은 거지만――」
마리는 즐겁게 자신의 가방을 헤집기 시작했다.
나는 꿈꾸는 듯한 기분인 채 그녀가 무엇을 꺼낼지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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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다이아쨩, 마리쨩」
마리와 둘이서 신발장으로 향하던 중 치카, 리코 ,요우 세 사람과 만났다.
요우가 들고 있던 종이가방은 기분 탓인지 방금 만났을 때보다 불어난 느낌이 들었다.
「다이아쨩 이거, 치카의 귤 초코!」
만나자마자 치카가 초코를 내밀었다.
「다행이다 만나서. 다이아쨩한테만 못 줬으니까 나중에 집까지 찾아갈까 생각했어」
「저, 제 초코도 괜찮으시면 받아주세요. 모두와는 다르게 꾸미지 않은 평범한 수제 초콜릿이라 부끄럽지만요」
리코도 사랑스러운 포장의 초코를 조심스레 내민다.
「두 사람 다 고마워요. 오늘은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했지만, 화이트데이에라도 답례를 할 테니 기다려주세요」
솔직하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올해의 화이트데이야말로 뭔가를 준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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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화이트데이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 날이었나.
마시멜로? 케이크? 의외성을 노리면 전통과자도 괜찮을지도.
답례품을 생각하면서 받은 초코를 가방에 넣다 리코가 이쪽을 바라보고 있음을 눈치챘다.
리코는 자신의 입술에 살짝 손가락을 대었다
「다이아 씨, 입가에 초코 묻어있어요」
「엣」
황급히 입가를 닦아보니 희미하지만 확실히 손끝에 초코가 묻어있었다.
「다이아쨩도 마리쨩의 초콜릿 먹은거지? 맛있었지―♪ 역시 비싼 초코는 다르다구」
「에, 예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당황해하는 나를 곁눈질한 뒤 마리가 요우에게 말을 꺼냈다.
「요우는 다이아한테 안 줘?」
「아까 만났을 때 포키 어떠냐고 물어봤는데 거절당했는걸―」
요우는 키시시 웃으며 부자연스럽게 아쉬운 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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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 아깝게. 맛있는데 말야. 포키―」
그렇게 말하며 마리는 입술을 낼름 핥았다.
나도 덩달아 입술에 묻은 초코를 핥았다.
달콤함이 입안을 한가득 감싼다.
G's 매거진 2018년 3월호 와 스쿠페스 발렌타인편 (part2) 에 감사를 담아